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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못하면 촌놈?

글 :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보통 사람이 인기 스포츠 스타와 일대일 대화를 나누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겹겹이 둘러쳐진 군중들과 경호원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다고 해도 바쁜 일정에 쫓기는 스타와 눈을 마주친다는 보장도 없다. 그런데 당대 최고 스포츠 스타 김연아 선수와 주거니 받거니 소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김연아 선수와 ‘나’는 누리꾼 대 누리꾼으로서 140자 이내의 대화를 할 수 있다.


바로 마이크로 블로그(소형 블로그)라 불리는 ‘트위터’(twitter.com) 덕분이다. 김연아 선수가 이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게 알려지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기 시작한 트위터의 세계를 알아보자.

트위터는 개설된 지 3년이 됐지만 성장 속도는 ‘걸음마’가 아닌 ‘초고속 질주’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온라인에 따르면 전 세계 트위터 사용자는 지난해 2월 47만 5000명에서 1년 사이 14배 증가한 700만 명이 됐고, 올해 5월 사용자는 32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트위터의 성장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자신이 쓰는 언어가 무엇이든 입력에 아무 제한이 없고, 글자 수만 140자를 넘지 않으면 된다. 미국 기업이 서비스하고 이용자도 영어권에 많지만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로 글씨 입력창에 한국어를 적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

트위터에 가입하려면 트위터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Sign up now’라는 메뉴를 클릭해 개인정보를 적어 넣으면 된다. 한국에서 인터넷 회원 가입절차를 밟을 때는 다양한 정보 입력을 요구하지만 트위터는 이름과 개인 트위터의 URL로 쓰일 사용자명, 비밀번호, e메일 주소가 입력 내용의 전부다.

가입을 마치면 다른 누리꾼과 트위터에서 얘기를 주고 받는 통로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얘기를 듣는 상대인 ‘팔로잉(following)’, 내가 얘기를 들려주는 상대인 ‘팔로어(follower)’를 만드는 과정이다.

막 가입한 사람이라면 화면 위쪽에 있는 ‘Find people’을 눌러 찾고 싶은 사람의 이름이나 사용자명을 검색한다.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찾으면 커서를 옮겨 검색된 사용자의 이름 옆에 있는 ‘Follow’를 클릭한다. 그러면 ‘Follow’가 ‘Following’으로 변하면서 상대는 내 팔로잉이 된다. 이때부터 상대가 자신의 트위터에 쓰는 글은 자동으로 내 트위터에도 실시간 등록된다.

이 과정은 ‘허락’을 필요치 않기 때문에 김연아 선수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실시간으로 내 트위터에서 보는 데 제한이 없다. 도리어 김 선수의 글에 커서를 올리거나 글씨 입력창에 ‘@Yunaaaa’라고 치면 김 선수를 직접 겨냥한 글을 쓸 수 있다. 팔로어는 다른 사용자가 날 등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별도로 할 일은 없다.

흥미로운 점은 팔로어가 됐다고 해서 나도 상대를 팔로잉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상대가 허락을 받지 않고 내 얘기를 듣기 원했는데 내가 상대 얘기를 들을 책임이 없다는 얘기다. 내가 누구의 팔로어가 됐든 난 자유롭게 팔로잉 상대를 고르면 그만이다.


<김연아와 대화하는 방법, 트위터. 지난 5월 김연아가 사용자임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도
트위터 붐이 일었다. 사진 제공. 동아일보>


이런 개방형 네트워크는 정보가 유통되는 속도를 크게 높였다. 신청과 허락 없이 관계를 맺은 사람이 여러 방향으로 얽히고설킨 구조 속에서 정보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는 것이 아니라 한 손은 다른 이와 잡고 있는 트위터의 독특한 구조가 만든 결과다.

이 같은 구조를 지닌 트위터의 가장 큰 매력은 유명인과 비교적 동등한 관계에서 대화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언니 정말 예뻐요”와 같은 찬사에 주인공이 댓글을 다는 팬 카페와는 달리 소소한 일상을 두고 유명인과 누리꾼이 한 마디씩 던지는 문답이 트위터의 뼈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연아 선수와 격의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한국에서 트위터 열풍을 일으킨 원인이었다.

‘격의 없는 대화’라는 트위터의 매력은 정치권에도 바람을 일으켰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BarackObama)은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정책을 알리고 유권자의 의견을 수용하는 데 트위터를 활용했다. 오바마의 팔로잉은 75만 명, 팔로어는 220만 명에 이른다.

한국 정치권에서는 진보 정당이 적극적인데 정보기술에 비교적 친화적인 젊은층의 지지를 받기 때문이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와 심상정 전 대표가 각각 수천 명에 이르는 팔로잉과 팔로어를 기록하고 있고, 많은 여야 정치인들도 트위터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도 트위터의 잠재력에 시선을 던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올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아마존, GM 등이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트위터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트위터의 폭발력이 실제 성과를 낼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욱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한국의 무선통신 환경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트위터의 성공은 아이폰과 관련돼 있는데, 아이폰은 한 달에 60달러만 내면 추가 비용 없이 무선으로 트위터를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인터넷에 바로 접속할 수 있고, 유․무선 인터넷망이 전국에 깔려 있기는 하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급률은 상당히 낮고 노트북 등을 일부러 켜면서까지 트위터에 접속하는 건 번거로운 일이다. 또 한국의 누리꾼은 블로그에 생생한 ‘그림’을 올리는 것에 관심이 많아 글자 위주의 정보 전달 방식의 트위터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트위터에 대한 기대는 적지 않다. 지금껏 한국인이 경험한 적이 없는 빠른 정보 유통 속도가 ‘광범위한 관계 맺기’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140자의 위력이 가져 올 폭풍에 국내 누리꾼은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글 :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KISTI NDSL(과학기술정보통합서비스) 지식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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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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