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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레드가 여는 e-북 세상으로~


 
 
“아몰레~ 몰레~ 몰레~”

태연, 열심히 CM송을 따라 부르며 손담비의 아몰레드 춤을 연마하고 있다. 손담비에 비해 현격하게 짧은 팔다리에도 불구하고 엇비슷하게 동작이 나오는 것이 신기할 따름. 이 때 ‘띵동~’ 벨소리가 들리고 아빠가 들어온다. 태연, 아빠 앞을 막아서고는 지금까지 연마한 춤을 열정적으로 춘다.

“아빠!! 어때요, 기쁘시죠? 손담비와 똑같은 외모와 춤이 가능한 이 딸이 정말로 자랑스러우시죠? 전 아빠가 이 사랑스러운 딸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아몰레드 폰을 생일선물로 사오셨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그러나 아빠, 신문쪼가리 같은 종이 한 장을 쓱 내밀뿐이다.

“이, 이게 뭐에요?”
“아몰레드가 갖고 싶다며. 이게 아몰레드야.”
“엥? 그게 무슨 하품하다 방귀 3연발 자동발사 하는 소리세요?”

“아빠 연구소에서 새로 개발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로 만든 전자책이라고. 아직 시판하기 전이니까 네가 쓰면서 테스트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갖고 왔단다. 이참에 전자책으로 공부도 하면 좋고.”

“아빠 너무해! 딸 탄신일에 장난을 치시다니. 아몰레드는 핸펀이거든요!”

“아니야.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는 PDP, LCD에 이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말하는 거야. 그 휴대폰은 디스플레이 이름을 딴 거고. 아몰레드는 자연색감을 거의 100% 재현할 수 있는데다 동영상 응답속도는 기존의 TFT-LCD에 비해 1천배 이상 빠르고, 전력소비량도 17%에 불과해서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고 있단다. 앞으로 게임, TV, 전자종이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장착될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어요.”

“헉, 정말요? 저는 ‘아빠 몰래 전화해야지’를 줄여서 아몰레드라고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도대체 이런 첨단기술은 어떤 원리로 개발된 거에요?”

“우리 태연이가 이렇게 심층질문을 해주다니, 정말 기쁜걸? 아몰레드는 탄소(C) 덕분에 태어날 수 있었단다. 탄소는 결합력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다른 원소들과 결합해 다양한 화합물을 잘 만들어내지. 이렇게 탄소를 기반으로 한 화합물질을 유기전자재료라고 하는데, 이 물질들은 이전의 무기전자재료에 비해 훨씬 가볍고 깨질 위험도 없는데다 에너지효율도 아주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 아몰레드도 유기전자재료가 활용됐기 때문에 아주 뛰어난 성능을 가질 수 있게 된거고 말야.”

“정말 대단해요. 저는 탄소가 ‘불에 탄 소’인줄 알았는데, 원소였다니!”
“헉! 너의 무식이 더 대단해!”
“그럼 아빠가 갖고 오신 이 전자책도 아몰레드 덕분에 더 좋아지는 건가요?”

“그래.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종이책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전자책을 많이 보지 않거든. 그런데 아몰레드가 종이와 비슷한 느낌을 내주고 아주 빠르게 책장을 넘기거나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해준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

전자책은 손바닥 크기의 기계 안에 수천 권 분량의 책을 넣어놓고 도서관처럼 찾아 읽을 수 있게 해주고, 필요한 자료는 언제 어디서나 다운받아 볼 수 있게 해주는데다, 책을 읽으면서 동영상이나 음악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아주 크단다. 여기에 아몰레드 같은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 더해지면 전자책이 보편화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는구나.”

“제일 먼저 교과서가 전자책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아침마다 가방 챙기고, 들고 다니는 게 너무 귀찮거든요.”

“맞아. 책가방 쌀 필요도 없고, 수업시간에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참고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훨씬 쉬워지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벌써부터 전자교과서 도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구나. 뿐만 아니라 종이처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머지않아 등장할거라고 하니까, 아침에 종이 한 장 주머니에 넣는 것만으로 학교 갈 준비가 모두 끝나는 날도 곧 등장하겠지.”

“정말요? 완전 좋다!! 그럼 전자종이를 조그맣게 접어서 아빠 몰래 놀이터에 가지고 간 다음, 실컷 만화책이나 만화영화를 보고 때때로 게임까지 하는 게 가능해진단 말이잖아요.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만화와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그야말로 유비쿼터스 낙원인거죠!!”

“태연아, 어쩜 노는 쪽으로는 그렇게도 머리가 잘 돌아간단 말이냐!!”

“헤헤헤… 그쪽으로라도 잘 돌아가니 그나마 다행인 것이겠죠? 헤헤…”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ndsl링크 <출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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