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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으로 만들자! 백발백중 자석총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http://scentkisti.tistory.com/202)
글 : 전동혁 과학칼럼니스트


내손으로 만들자! 백발백중 자석총



“총! 총! 총! 총!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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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은 무척 화가 나 있다. 동네에서 같이 놀던 형들이 자신만 놔둔 채 비비탄을 쏘는 장난감 총을 갖고 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아빠를 조르는 중이다.

“총! 총! 총! 총! 총!”

아빠는 무척 당혹스럽다. 어린 강인이 총을 사달라고 조르고 있지만 아직 총을 갖고 놀기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고민 중이다.

“강인아 총은 너무 위험해. 잘못 쏘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는 걸?”

“저 잘 쏴요. 명사수에요. 형들 총 빌려서 깡통 맞출 때도 백발백중이었어요.”

“그래도 아빠가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잖니.”

“아! 그럼 총을 사주시면 제가 그걸로 표적을 맞춰서 보여드릴게요! 만약 백발백중 못 맞추면 총은 안 갖고 놀게요.”

“아빠 없을 때 갖고 놀 거잖아.”

“…….”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아빠가 총을 만들어 줄 테니 그걸로 표적을 맞춰보는 거야.”

“총을 만들어 주신다구요?”

“그럼. 쇠구슬과 강한 자석만 있으면 되거든. 아빠 공구함에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렴.”

강인은 무척 기대가 됐지만 아빠가 가져온 것은 쇠구슬 4개와 자력이 강한 ‘네오디뮴’ 자석 2개. 이걸로 무슨 총을 만든다는 것일까.

“에이. 아빠 이게 뭐에요….”

“어? 강인이 자석 총을 무시하네? 이래 뵈도 빈 깡통 정도는 쉽게 쓰러뜨릴 수 있다구.”

“그럼 보여주세요.”

“좋아. 먼저 총알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종이를 V자로 접어 총구를 만들자. 그리고 네오디뮴 자석 두 개를 붙여서 자력을 강하게 만든 뒤 종이 위에 올려두고, 한쪽에 쇠구슬 3개를 붙이는 거야. 자, 이제 완성이다.”

“애걔? 이게 끝이에요?”

“응. 그럼 어디 아빠가 먼저 총알을 쏴볼까?”

아빠는 쇠구슬이 붙어 있지 않은 자석 5~6cm 뒤 종이 위에 쇠구슬을 올려놓더니 손가락으로 톡 튕겼다. 쇠구슬은 자석 쪽으로 굴러가더니 ‘딱’ 소리를 내며 자석에 붙었다. 그 순간 반대쪽에 있던 쇠구슬 하나가 빠른 속도로 튕겨져 나갔다.

“에이. 빗나갔네. 아빠가 다시 한 번 쏴볼게.”

아빠는 다시 한쪽에 쇠구슬 3개를 놓고 자석에 붙은 쇠구슬을 낑낑대며 떼더니 다시 반복했다. ‘캉~!’ 명중.

“어때? 이만하면 강인이의 사격실력을 측정할 수 있겠지?”

“우와~. 분명 살짝 민 것 같은데 어떻게 쇠구슬이 ‘피융~’하고 나가죠?”

“궁금하지? 그럼 간단한 실험을 해보자. 먼저 자석을 빼고 이렇게 쇠구슬 3개만 나란히 붙여두고 다른 쇠구슬 하나를 손가락으로 쳐서 3개를 맞춰보렴.”

‘딱~!’

“어? 3개 중에 1개의 쇠구슬만 튀어나갔어요.”

“그래. 쇠구슬 1개가 가진 힘(운동량)이 쇠구슬 3개 중 가장 끝에 있는 쇠구슬에 전달돼 1개만 튀어나간 거야. 만약 3개를 붙여놓고 2개를 굴리면 끝에 있는 2개가 튀어나간단다.”

“오~. 그럼 3개를 붙이고 4개를 튕기면요? 붙어있는 게 3개뿐인데 어떻게 돼요?”

“직접 한 번 해볼까? 아빠가 쇠구슬을 넉넉하게 가져왔으니 강인이가 실제로 해보렴.”

‘딱~!’

“우와! 붙어있는 것은 3개뿐이었는데 4개가 튀어나갔어요.”

“신기하지? 쇠구슬이 갖고 있는 힘으로 반대쪽 쇠구슬을 튕겨낸다는 게. 그런데 여기에 강한 자석을 붙여두면 어떻게 될까?”

“음음… 자석이 쇠구슬을 끌어당기니깐… 속도가 빨라지나요?”

“어랏? 정답! 강인이가 이해가 빠르구나? 굴러온 쇠구슬이 자석과 쇠구슬 3개를 치려는 순간 자석이 쇠구슬을 강하게 끌어당겨서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지. 결국 끝에 있는 쇠구슬은 처음 쇠구슬을 굴린 속도보다 빠르게 튀어 나가는 거야. 멀리 있는 깡통을 맞출 정도로 말야.”

“그럼 자석을 많이 붙일수록 총알을 더 빨리 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자석이 많아지는 만큼 길이도 길어지고 무거워지거든. 마찰력 때문인지 쇠구슬과 자석이 붙는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고. 강인이가 한번 쇠구슬이나 자석의 개수를 바꿔가며 가장 맘에 드는 총을 직접 만들어보렴.”

“네! 제가 멋진 자석총으로 ‘명사수 강인’을 아빠께 보여드릴게요. 형들이 갖고 노는 비비탄 총만큼 재밌는데요?”

“그렇지? 집에서 사격 연습하기로는 자석총의 세기가 가장 나을 거야. 괜히 강한 총으로 창문이나 컵이라도 깼다가는 엄마한테 혼날 테니까….”

“네. 그리고 제가 자석총으로 10발 쏴서 다 맞으면 비비탄 총 사주시는 거에요?”

“…100발.”

“100발이요?”

“‘백발백중’ 다 맞추면 사주기로 했잖니. 한발도 빗나가면 안 된다.”

“아빠~~”

[실험방법]
준비물 : A4 용지, 쇠구슬 4~6개, 강한 자석(네오디뮴) 2개.
(네오디뮴 자석은 대형문구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할 수 있다.)

[실험순서]
1. A4크기 종이와 네오디뮴 자석 3개, 쇠구슬 4~6개를 준비한다.
2. A4크기 종이를 접어 굴림대를 만든다.
3. 네오디뮴 자석 3개를 붙인다.
4. 자석 한쪽에 쇠구슬 3개를 붙인다.
5. 쇠구슬이 없는 쪽에 쇠구슬 1개를 놓고 손가락으로 자석에 튕긴다.
6. 자석과 쇠구슬이 붙으면 반대쪽 쇠구슬 3개 중 1개가 빠른 속도로 튀어나간다.

[실험 Tip]
- 자석을 여러 개 붙이면 자력이 강해져 쇠구슬 총알이 더 멀리 날아간다.
- 네오디뮴 자석은 자력이 강해 자석 사이에 살이 집히면 아플 수 있으니 주의할 것.

글 : 전동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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