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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이렇습니다] Q: 빛도 없이 캄캄한 블랙홀을 어떻게 찾아내나?


Q: 빛도 없이 캄캄한 블랙홀을 어떻게 찾아내나?

조선일보 19일자 A16면 ‘블랙홀 상상도’ 사진설명을 보면 ‘스피처 우주망원경이 최근 찾아낸 블랙홀 J0005-0006과 J0303-0019는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 중 나이가 가장 어린 약 130억살의 블랙홀이다’란 내용이 나옵니다. 사진을 보면 블랙홀은 빛이 없이 캄캄한 것으로 돼 있는데 어떻게 찾아 내나요? (서울 관악구 독자 이정현씨)

영국 노팅엄대학 연구팀이 만든 블랙홀 상상도.
A: 빛과 질량 등 모든 걸 빨아들이므로 직접 관측하는 것은 不可 블랙홀 주변 퀘이사가 발산하는 특정 파장의 전자기파로 찾아내

블랙홀이란 별과 같은 천체가 극단적으로 수축하면서 밀도가 엄청나게 증가해 중력이 굉장히 커진 상태를 말합니다. 블랙홀은 내부에 엄청난 질량이 응축돼 있기 때문에 중력과 빛은 물론 에너지 물질 입자 등을 모두 빨아들이는 특성으로 유명합니다.

뉴턴 이후로 질량을 가진 두 물체는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引力)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의 정립 이후로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빛도 끌어당기는 상호작용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블랙홀은 빛과 질량은 물론 전자기파 등 모든 존재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블랙홀을 직접 찾을 수는 없습니다. 아주 멀리 있는 천체를 망원경이나 전파망원경 등으로 별빛이나 전자기파 등을 포착해 찾아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론 찾을 수 없다는 말이지요.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퀘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블랙홀을 찾아 냅니다.

퀘이사는 보통 태양계 전체 정도의 크기에 태양보다 수조배나 밝은 천체입니다. 블랙홀 주위의 퀘이사는 특정 파장의 전자기파를 발산합니다. 천문학자가 퀘이사가 내 뿜는 전자기파를 분석하다 블랙홀과 연관성이 높은 전자기파를 발견하면 이론적 계산 등 추가 검증 작업을 통해 블랙홀을 발견합니다. 이번에 주목받은 블랙홀은 'J0005-0006'과 'J0303-0019' 퀘이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블랙홀의 나이가 얼마인가는 마치 이순신 장군의 나이가 얼마인가 하는 문제와 비슷합니다. 1545년에 태어난 이순신 장군이 2010년인 현재 몇 살인가 하는 질문과 동일합니다. 이순신 장군이 생존해 있다면 465살입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죽었기에 465살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J0005-0006'과 'J0303-0019' 블랙홀은 우주가 탄생하면서 같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이 블랙홀이 생존해 있다면 약 137억살이 됩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처럼 이 블랙홀 역시 지금 시점에서는 죽고 다른 모습이 됐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과학자들은 "블랙홀은 시간이 지나면서 통상 다른 천체로 변한다"고 말합니다.

조호진 산업부 과학팀 기자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이명균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블랙홀은 태어난 지 7억년 정도일 때이다"고 말합니다. 그때의 흔적을 천문학자들이 관측한 것입니다. 결국 이번 블랙홀 모습은 마치 이순신 장군의 7살 때 모습을 담은 그림을 찾아냈고 이것을 장군의 가장 어릴 때 모습이라고 말한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블랙홀에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블랙홀 나이 7억년일 때 블랙홀 주위의 퀘이사가 발산한 전자기파가 지구에 도달하는 데 130억년이 걸렸습니다.


[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3/23/2010032302233.html

  • 조호진 산업부 과학팀 기자 superstor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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